인공지능과 판단 그리고 면접 '인에어'

"인공지능 면접 '인에어'체험해보니 - 단어, 얼굴 표정, 맥박까지 '심층면접' AI가 인식 못하니 화장은 금물? '뜨악'(2018-04-02) 매경이코노미 정다운·나건웅·김기진 기자" 를 읽고 AI 면접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인공지능. 어디까지 쓰이나?
 인공지능이 대세다. 뉴스, 블로그, 광고, 자기소개서. 너무나 자주 쓰이는 용어이기 때문에, 대세라고 언급하는 것 조차 넌덜머리가 난다. 그런데 이 단어가 유독 많이 등장하는 이유는, 비단 알파고로부터의 충격과 '4차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인공지능이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공지능은 알파고였는데, 어느날 알렉사가 기웃기웃하더니 코타나, 빅스비, 시리, 헤이카카오, 클로바. 이렇게 많은 인공지능이 언제 우리 삶에 들어온건 지 이름 외우는 것도 힘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 오케이 구글! 음 또 있나... 누구랑 지니? 이렇게 이름을 열거하니 '그 외 다른 모든 인공지능에게 이 포스트를 바친다.'라며 문단을 맺고 싶다. 

출처: https://www.t3.com/news/siri-vs-google-assistant-vs-cortana-vs-alexa-battle-of-the-ai-assistants

 인공지능이란 것이 우리 주위에 만연히 퍼져있는 건 확실하다. 그들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현재 어디에서 활약하고 있나?  이러한 질문을 받는다면, "자율주행, 바둑, 개인비서, 채팅 그리고 추천 서비스" 정도의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답변이 나오더라도 놀랍지는 않다. 요즘 컴퓨터 학회와 IT 뉴스만 보더라도 인공지능이 접목되지 않은 분야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니까.


처음 보았을 때.
 우리가 처음 접한 인공지능은 게임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알파고를 떠올렸다면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사실 '인공지능' 대신 '컴퓨터'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뿐, 우리는 오래전부터 인공지능과의 게임 대결을 펼쳐왔었다. 스타크래프트가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는 소위 '컴까기'라고 부르며 컴퓨터와의 승부를 즐겨왔다. 오목과 브루마블, 맞고, 장기, 바둑... 웬만한 게임에는 컴퓨터와의 대결이 항상 포함되어있었다. 그런데, 항상 장난감처럼 여겨지던 대결이었지만,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간이 패배함으로서 그 용어가 더이상 '컴퓨터'가 아닌 '인공지능'으로 바뀌게 되었다. 

출처: https://www.theverge.com/2017/4/19/15353282/download-starcraft-1-free-brood-war-blizzard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스럽게 인공지능과 게임을 관련짓고 있었다. 알파고가 승리를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그것은 바둑이라는 게임의 영역이었다. 바둑 대국 후의 상황은 이런 관점을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사회의 어떤 부분에 적용될 지 생각하기보다도, 곧 바로 다음 게임에 대한 결과를 예상했다. 이세돌이 1:4로 패한 후, 한 쪽에서는 1승에 대한 만족감과, 다시 준비한다면 좀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다른 한 쪽에서는 바둑이 아닌 다른 게임에서도 알파고가 이길 지에 대해 궁금해하였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면 과연 알파고가 이길까?', '그렇지는 않을걸?' 같은 대화가 오가고, 실제로 알파고가 스타크래프트를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인공지능의 첫 인상은 게임이었다.


면접. 인에어.
 솔직히 말해서 면접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마이다스 아이티에서 AI 채용솔루션 '인사이트 인에어'를 출시했다. 자율주행, 사물인식, 번역, 채색, 예고편, 그림, 소설 심지어 코딩까지 정말 많은 인공지능 접목 예제가 나왔을 때, 정확성에 놀라랐던 건 차치하고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입력(상황)에 어떤 결과가 나오면 되겠구나.' 작동방식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도 머리에 그릴 수 있었다. 면접은 그렇지 않았다. AI를 적용한다면 입력과 출력은 각각 무엇인가? 
 인공지능 면접 프로그램을 디자인하지도 않았고, 체험해본 적도 없기때문에  깊게 논할 수는 없지만, 동기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와 선배들의 체험담을 토대로 일반적인 수준에서 인에어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하겠다. 
 입력은 당연히 사람이다. 더 세부적으로는 문항에 따른 사용자의 답변들이 될 것이다. 출력은? 회사 합격여부이다. 회사 인재방향과의 일치 여부 또는 그 정도(score)가 결과로 나올 것이다.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되었다. 재직중인 사람들을 미리 분석해 놓는다면 새로운 지원자의 회사 적합도를 알아내는 건 가능해보인다. 인에어는 이러한 기본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출처: https://quantdare.com/machine-learning-a-brief-breakdown/


 이 포스트에서 'AI 면접 프로그램' 대신 제품 이름인 '인에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에 출시된 유일한 솔루션이며, 많은 기업들에서 이미 이용하고 있기때문에 AI면접 용어가 '인에어'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인공지능을 의미하는 말로 '인에어'를 사용할 것이다. 사실, 복잡한 기술 포스터도 아니거니와 학부생의 시선에서 단지 큰 틀에 있어서의 AI 면접만을다룰 것이므로, 용어를 세세하게 구분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 포스트에서는 부르기 쉬운 인에어로 통일하겠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까?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채용솔루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크게 업무  효율, 체계적 채용(채용의 품격), 브랜드 파워다. 

업무 효율- 인사담당자가 많은 양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체계적 채용- 심층적인 분석자료와 통계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
브랜드 파워- 마이다스의 인재 채용 프로세스 위에 고객사의 채용 스타일을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효율은 시간을, 분석은 정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컴퓨터의 장점이 시간 절약과 정확성인것을 고려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익은 당연하다. 우리가 보아야할 것은 세 번째다. 고객의 채용 스타일을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에 따라서 인에어의 성능이 결정될 것이다.
 '인에어가 사람보다 뛰어나다'에 답하기 위해서 우선 반대 경우 즉, '사람이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다'를 살펴보자. 면접은 고려해야할 요소가 일일히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프로세스다. 정해진 질문에서 최대한의 특징을 뽑아내야하고, 지원자를 파악하기 위해 사전에 정의되지 않은 질문도 할 수 있어야한다. 지원자의 단어, 말투, 떨림, 표정 등을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사람이 인공지능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하지만 인에어도 만만치 않다. 사실 앞서 소개한 장점 중 대부분을 인에어도 구현할 수 있다.  표정과 감정, 음색과 답변 간격은 물론, 사용된 단어 분석을 통해 지원자에게 맞춤형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을 바라본다면, 적어도 현재까지는 사람이 피면접자의 특징을 뽑아낼 수 있을지라도 인에어가 그 지점을 돌파할 것으로 여겨진다.


판단을 내어주다.
 하지만 뭔가 개운하지 않다. AI로 사람을  가를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은 못 미덥다. 블로그 독자도 이런 거부감이 들었다면, 그것은 판단의 주체 변경 때문일 것이다. 그래.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우리를 이길 수도 있지.'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하여 운행 할 수도 있어.' '스피커가 나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니 편하다.' 'AI가 나를 알아보고 탈락시킬 수도 있지.' ?? 
 게임, 자율주행, 개인비서 같은 상황에서도 인공지능의 판단을 중요시 여기는데 유독 면접에서의 인공지능은 조금 꺼림직하다. 앞서 판단의 주체 변경이 문제라고 언급하였다. 예시로 든 게임, 자율주행, 개인비서와 면접 상황에 대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다.
- 게임에서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도움을 전혀 필요치 않고 오직, 자신만의 판단에 의존한다. 그러나 판단을 내리는 존재는 인공지능 만이 아니며, 사람 또한 자신의 순수한 판단으로 인공지능과의 대결을 펼친다.

- 자율주행은 완전자율주행 level5가 되기 전까지는 최종 판단은 운전자가 하도록 되어있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행하더라도,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유사시에 필요한 판단을 직접내려야한다. 자율주행기술이 운전 보조기술로 사용될 때는 두말할 필요 없이 최종 판단은 사람에게 있다.
- 개인비서는 나에게 맞는 일정을 조율해주고, 쇼핑을 도와주며,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해준다. 하지만 이를 이용할 지 하지 않을 지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이처럼, 데이터를 재료로 인공지능은 사람에게 최종 판단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할 뿐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거나, 최소한 게임에서와 같이 최종판단 권한을 넘겨주진 않는다.이와는 대조적으로, 
- 면접에서는 피면접자를 재료로 합격 여부를 판단 내리며, 사람은 판단을 당해야하는 입장으로 바뀐다. 사람은 이전까지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바탕으로 판단을 하는 입장에서, 인공지능 서비스에 사용되기 위해 판단을 당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출처 : http://www.twgram.me/media/1803716877212285620_7458051893 (검색어: A.I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스필버그의 A.I.에서 인조인간 데이빗이 사람들에게 버려지듯이, 인공지능 면접은 AI가 사람을 버리는 것만 같다. AI가 말한다 "판단은 내가 해. 안타깝지만 너는 이만 돌아가주었으면 좋겟어."

물론 어느정도 과장된 표현이다.

 위 사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인간의 판단 권한이 인공지능에게 넘어간 것과 단순히 데이터로서만 취급되는 상황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임에 집중해주었으면 한다. 각설하고, 인에어가 넘어야할 산은 사용자 거부감. 특히 내가 판단의 대상이 되고 인공지능이 판단 결정자가 된다는 것을 어떻게 순화시킬 수 있을지, 그 해결과정이 될 것 같다. 


아이디어
 인공지능에게 판단 당한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방안을 잠시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장황하게 포스트를 썼지만, 민망하게도 그냥 정말 말 그대로 인식을 바꾸면 된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사용자 거부감의 문제는 기계가 우리를 판단한다는 느낌에서 온다. 그런 느낌을 바꾸면 되겠지. 사실, 우리가 인공지능이라 부르며 소프트웨어에 인격체를 부여했기 때문에 두려움, 공포 그리고 거부감이 오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공지능의 결정과정은 단순히 확률에 기반을 두고 수 많은 차원에 대해서 결정 평면을 도출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와 같은 인격체라고 볼 수 없다. 신경망을 통한 결정은 각각의 후보 행동에 대한 점수로서 판가름이 나는데, 쉽게 생각해서 단순히 점수로 사람을 채용하고, 채용하지 않고를 결정하는 것이다. 현재 입사시험과 비슷하지만, 좀 더 많은 평가 항목과 세부적인 요소를 포함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인에어를 홍보할 때, 인공지능 면접이라는 키워드도 중요할 지 모르지만, 인공지능을 인격체로 대함으로써 불러올 수 있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 다른 홍보 용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평가기준의 시험' 또는 '다측면 브랜드 적합성 평가'를 예시로 들 수 있겠다. 딥러닝을 강조하고 싶다면 대게 그러듯이 '딮러닝을 활용한' 키워드를 붙이는 것 또한 '인공지능' 대체 키워드로서 보다 좋을 것 같다.


정리
 인공지능의 대중화부터 시작하여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 면접 '인에어'에 대해서 생각해본 포스트였다. 인에어가 사람보다 정확하고 미세한 특징을 추출하여 지원자의 회사 적합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 올 것이며,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 수록, 마이다스 아이티에서 언급한대로 효율성과 체계성 그리고 브랜드 파워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판단 주체의 역전에 따른 거부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필요성과 함께 짧은 생각이었지만,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좀 더 생각하다보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올지도 모르고,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에서의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떠오른 생각을 이곳에 적어두고 혹시라도 독자가 이곳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본다.
끝으로 마이다스 아이티가 많이 언급된 만큼, 제품이나 기타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수정하고자 합니다. 혹시 발견하시게 되면 알려주세요. 모두가 노력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혹시라도 제가 잘못 전달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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