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덱스를 회상하며

다빈치.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나다고 알려진 그를 알기 위해 전시회를 찾았다.

출처: https://www.seoul284.org/blog/expo/전시-기록된-미래-다빈치-코덱스전/


 다빈치를 연구한 엘뜨레 집단이 내한하여, 그 동안 진행된 많은 다빈치 연구자료를 전시하였다. 다빈치에 대한 전시회 답게 그의 기록과 발명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전시회를 다녀온 지 1년 5개월 쯤 된 것 같다.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전시회의 특별한 구성 덕분일 것이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전시하고자 하는 품목의 전달 방법에 따라 좋은 전시회로, 나쁜 전시회로 기억된다. 다빈치코덱스는 아주 특별했던 전시회 중 하나다. 


 다빈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대부분은 그를 안다(know)보다는 들어봤다(heard)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고, 미리 조사하지 않고 무턱대고 관람한 것이 못내 아쉽다. 조금이나마 알아보고 전시회를 방문했다면 기록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더욱 좋았을 것이다. 간략히 다빈치를 이해하고 넘어가보자. 다빈치 전시를 관람할 기회가 있다면, 막연히 다빈치 세 글자를 아는 것 보다는 어떤 인물인지 감을 잡고가는 것을 추천한다.


출처: https://boldomatic.com/p/97bjCw/i-ve-heard-that-before


현대의 다빈치
 누군가 혁신의 아이콘을 물어본다면 단연 '스티브 잡스!'라고 말할 것이다. 슬픈 일이긴 하지만, 이제는 '스티브 잡스 였다.' 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도 좋다. 이 세 사람들의 공통점은 한 분야에서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제프 베조스는 온라인 서점에서 부터, 1-click 쇼핑을 앞세워 아마존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발전시켰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업체에 머물지 않고 드론, 인공지능 스피커, 우주 왕복선 제작등을 진행 중이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 자동차를 시작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 우주 왕복선, 미 대륙 초고속 횡단 지하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익히 알고 있을테니, 아이튠즈, 영화, 스마트폰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출처 : http://bigthink.com/ideafeed/why-visionary-leaders-often-have-regrettable-personalities


다빈치의 의미
 다빈치는 당대 사회에서 본다면, 뛰어난 혁신가다. 그가 구상한 기계와 발명품, 제작한 그림과 조각들. 위키피디아에는 다음과 같이 다빈치를 설명한다.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 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 1452년 4월 15일 ~ 1519년 5월 2일)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근대적 인간의 전형이다. 그는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기술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도시 계획가, 천문학자, 지리학자, 음악가였다. 그는 호기심이 많고 창조적인 인간이었으며, 어려서부터 인상 깊은 사물, 관찰한 것, 착상 등을 즉시 스케치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를 참조하면 좋겠다. https://ko.wikipedia.org/wiki/%EB%A0%88%EC%98%A4%EB%82%98%EB%A5%B4%EB%8F%84_%EB%8B%A4_%EB%B9%88%EC%B9%98

 보통 다빈치라고하면 다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우리에게 가까운 예는 대학입시에 사용된 다빈치형 인재다. 현재 재학중인 중앙대학교를 예를 들자면, 다빈치형인재는 학업역량, 지적탐구역량, 공동체의식, 성실성, 자기주도/창의성을 고루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 여러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사람. 다빈치는 융합인재의 모델이다.

출처: https://sites.google.com/a/springfield.k12.or.us/stem-education/steam-standards


현대와 과거의 창의성
 다빈치 코덱스의 전체 구성은 현대와 과거의 연결이었다. 현대 예술을 통해 다빈치를 표현하고자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였다. 다빈치가 설계한 기계들과 현대의 로봇 구조물들의 공존은 이를 잘 보여주는 전시였다. 다빈치 노트에 기록된 기계들을 키오스크에서 부분부분 조립해보는 체험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대 로봇과 과거에 설계된 기계들. 가만히 보고있으면, 공학을 통해 다빈치와 알게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중에 다빈치를 마주친다면,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출처: https://www.timeout.com/seoul/art/davinci-codex
출처: https://www.timeout.com/seoul/art/davinci-codex


과거 작품 간접체험
 과거와 현재의 창의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전시와 더불어, 눈에 띄는 다른 체험도 있다. 현대 공학 기술을 통해 다빈치의 작품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앞의 전시는 동시에 현대, 과거의 기계들을 전시했다면, 전시 후반의 체험은 현대의 기술이 과거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용자가 그린 다빈치 발명품 그림이 화면에 떠다니고, VR 기기를 통해 다빈치의 수도원에 그려진 최후의 만찬을 감상한다.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관람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었다.

출처: https://www.seoul284.org/blog/expo/전시-기록된-미래-다빈치-코덱스전/



생각을 따라가다
 앞의 전시, 체험들도 좋았지만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다빈치 노트 전시관이었다. 다빈치 노트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비록 복사본이긴 하지만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전시 직원분께 여쭤보니 가장 정교하게 복사된 유일한 필사본이라고 한다. 공부 할 때, 결과를 이끈 사고과정에 관심을 두곤 한다. 어떠한 생각을 거쳐서 결론을 이끌어 낸 것일까?에 대한 고민은 단순히 결과를 학습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빈치노트를 본다는 건 이러한 점에서 큰 행운이었다. 그가 발명품 설계를 하면서 남긴 기록들은 그의 사고과정을 보여준다. 거꾸로 글씨를 쓰는 다빈치 덕분에 알아보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각을 천천히 따라가는 일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왜 오지않느냐'고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가 다음 전시관으로 이끌기 전까지, 한참 동안 노트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노트를 보고 싶다. 포스트를 읽는 독자들도 노트를 감상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노트가 과거의 현재를 이어주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가 아닐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odex_Leicester


아름답다. 우하하다.
 다빈치 코덱스의 작품들은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다. 과거와 현대 과학기술의 공존과 연계를 보여주는 방식이 많았다. 하지만, 예술활동을 중시한 다빈치답게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전시들도 있었다. 다빈치 코덱스 전시 장소인 '문화역 서울'에 처음 들어가면 볼 수 있는 것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아름다운 꽃 모양의 천이다. 다빈치가 "The most wise and noble teacher is nature" 라 했던 것과 같이, 천이 음악에 맞추어 펄럭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면 정말이지 아름답고 우아하다는 표현이 나온다. 마지막 방에 있던 거대한 고래 조형물 역시 그 웅장함과 반복적인 패턴속에 빠져들게 된다.

출처: https://www.timeout.com/seoul/art/davinci-codex
출처: https://www.timeout.com/seoul/art/davinci-codex

 전시회는 매번 갈 때마다 관람 전, 관람 후 그리고 관람 후 오래된 시간에서 오는 느낌이 너무나 다르다. 여러번 감상하고, 가만히 생각해보고, 오랜 시간 후에 상기 시켜보아야 아름다움과 의미가 한층 짙어진다. 다시 한 번 가보겠노라 다짐했던 코덱스. 차일피일 미루면서 결국 못 가게 되었지만, 이렇게 포스트를 작성하며 상기해보아 나름 아쉬움이 풀리게 된 것 같다. 혹시 다음 전시회를 방문 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떤 기분과 의미로 다가올 지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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